나의 병원 투어기

오늘 어머니가 대학병원에 정기진료를 받으러 가시는 날인데 그 날짜에 다른 병원들도 같이 가신다. 어머니 모셔다 드리는 김에 나도 요새 어깨에 통증이 있어서 더 악화되기 전에 같이 가기로 했다.

이제 허리가 안 좋으셔서 그런지 자주 골반이 틀어진다고 한의원에 가서 추나를 통해 교정을 받고 그러고 나서는 한동안은 허리 아프다는 말씀을 안 하신다. 그리고 일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 생겨서 뚜껑이라는 뚜껑은 아무것도 열지 못하신다. 주사도 맞고 충격파 치료도 하고 여러 가지를 받는다.

나도 어깨가 아파서 정형외과 치료받으러 갈 때는 같이 갔다. 원래는 오른쪽 어깨가 아파서 갔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통증이 있는 것 같아 진료를 받았다. 어깨는 몇 주 정도 꾸준히 받으면 좋아지나 보다. 앞쪽에서 문제가 있어 무슨 주사를 한대 맞고 그다음으로는 C자형으로 생긴 기계에서 체크를 하면서 목부분에 주사를 맞더라. 그리고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주사 맞은 게 뭔지는 모르겠으나 맞고 나서 다음날 보니 좀 좋아졌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손가락은 엑스레이 찍어본 결과 뼈에는 문제가 없는데 신경? 인대? 이쪽에 염증이 생긴 것 같다고 한다.  이게 컴퓨터를 할 때 주로 엄지손가락 바깥쪽으로 치는 게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거는 치료가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모양이다. 통증이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고, 손을 쓰지 않는 게 좋다고 하는데 사람이 어떻게 손을 안 쓸 수가 있나... 그리고 충격파 치료를 처음 해봤는데 아프면 참지 말고 아프다고 얘기하란다. 치료를 하는 순간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엄청나게 아팠다. 생각지도 못하게 아파서 깜짝 놀라면서 물어보니 이게 제일 세게 해도 안 아픈 사람은 안 아프고, 아픈 사람은 엄청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서비스인지 간단한 도수치료(?) 같은 걸 해줬다.

치료가 끝난 뒤 예약 대학병원으로 갔다. 어머니가 요새 신경이 예민해서인지 기억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걱정을 많이 하셔서 기억력 검사를 하러 갔는데 보호자와 함께 오라고 하더니 어머니가 상담받는 동안 보호자도 작성해야 하는 설문지를 작성하고 보호자인 나만 따로 면담을 했다. 검진 결과는 다다음주에나 나오지만 의사분과 얘기해 본 바로는 나이로 인해 자연스레 기억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보다 조금 예전만 못하는 것에 대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심리적인 영향이 큰 것 같다고 하셨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게 가장 큰 것 같다고 얘기하고, 어머니가 집안의 모든 걸 다 챙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과민하게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해는 됐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너무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고, 다다음주에 검사 결과가 좋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어머니와 여기 병원을 올 때마다 중국집에 들렸는데 오늘은 검사시간이 오래 걸려 늦은 점심을 먹었더니, 배가 고파 더 맛있을 줄 알았지만 맛이 덜 했다. 나뿐만 아니라 어머니도 그렇게 느끼는 게 역시 식사는 준비하는 제때에 먹어야 맛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