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집 뒤에 있는 산에서 어머니가 부드럽고 좋은 쑥을 많이 해오셨다. 이전에도 종종 캐 오시긴 했는데 그때는 양도 작고 쑥도 어린것들만 캐와서 쑥차를 만들었고, 이번에는 제법 많은 양을 캐오셔서 이건 어떻게 해 드실 거냐고 물어봤더니 쑥떡을 해 드신다고 하셨다.
먼저 쑥차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어린것들로 해야 좋다고 해서 따온 것들을 잘 다듬은 뒤 프라이팬에 볶아서 수분을 날렸다. 그렇게 잘 볶아진 쑥을 일정량만 넣어서 뜨거운 물에 우려내기만 하면 끝이다. 쑥이 좋은 건지 원래 쑥차가 이렇게 좋은 건지 한잔 마셔봤더니 쑥향도 좋고 뒷맛도 깔끔하니 좋아서 여러 잔을 마시게 됐다. 나머지 과정은 다 그렇게 힘든 과정은 없지만 다듬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래도 맛을 보면 한 번쯤 해볼 만하다. 녹차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훌륭했다.
그리고 쑥떡을 만들 쑥은 저울에 재어보니 3킬로그램 정도 되었다. 쑥떡을 만들기 위해서는 쑥을 먼저 한번 삶아준다. 그 뒤 일정한 크기로 동그랗게 물을 꼭 짜서 둔다. 그다음으로는 맵쌀을 물에 두 시간 정도 불려두었다. 쑥과 쌀의 비율은 3:4가 적당하다고 하신다. 찹쌀로 만든 떡이 더 맛있기야 하지만 찹쌀로 만드는 경우는 떡매질이 필요해서 방앗간에서 해달라고 하면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고 하셔서 맵쌀로 만들었다. 떡을 만들기 위해 쑥 3킬로그램과 맵쌀 4킬로그램을 방앗간에 가서 갈아달라고 했다. 갈아주기만 하는 건 얼마 들지 않는다.
그다음으로는 물을 조금 넣고 반죽하기 시작했다. 쑥개떡을 만든다고 하셨다. 매번 먹었던 건 쑥떡이었는데 쑥개떡이라고 하셔서 쑥개떡은 뭐냐고 여쭤봤더니 떡은 떡매질을 하면 떡이 되는 거고 밀가루 반죽하듯이 만들면 개떡이라고 한다. 아까 떡매질을 하면 비용이 비싸서 그냥 개떡을 만든다고 하셨다. 혹시 떡매질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면 엄청 큰 나무망치 같은 걸로 떡을 치는 것을 떡매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직접 본 적은 없더라도 어디선가 본 기억은 있을 거다. 방앗간에서 그걸 기계로 하는 게 있는데 그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개떡용 반죽을 했다.
그다음으로는 반죽을 적당한 크기로 떼어내어 납작하게 눌어준다. 그 반죽을 찜기 등에서 쪄주면 끝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찌기 전에 모습과 찐 모습이 있는데 찌고 나면은 색이 훨씬 진해졌다. 먹어보니 찹쌀로 만든 떡도 쫀득하지만 그것과는 다른 또 다른 쫀득한 맛이 있었다. 먹을만하긴 했지만 좀 더 건강한 맛으로 나는 개인적으로 꿀이나 조청 같이 무언가 찍어서 먹으면 더 맛있을 거 같았다. 어머니는 그냥 먹어도 맛있다고 하셨지만... 부담 없는 간식으로는 좋을 것 같다. 또 맵쌀로 만든 떡이라 떡을 좋아하는 당뇨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찹쌀로 만든 떡보다는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쑥으로 만드는 요리에 도전하는 마음이 큰 사람은 떡까지 한번 해봐도 좋을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쑥차는 한번 정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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