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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일상] 군대에서 있었던 일

by ^&%#$ 2022.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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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동생 중에 군대에 있는 동생들이 있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군대 얘기를 하게 됐다. 이제는 누구나 알다시피 군대 얘기는 군대 갔다 온 사람만 재밌는 이야기이다.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얘기니 당연히 재미가 없을 테고, 현재 군 복무 중인 사람은 괴로울 테니 이 또한 재미없는 얘기일 테다. 오직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류는 이미 갔다 온자들의 일부만 그렇게 느낄 거다.

동생들 얘기하면서 내 군 생활 때 있었던 얘기가 나왔는데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부대에 있다 보면 각 중대마다 행정실도 있고 대대급이나 연대급 또는 그 상위 부대의 경우는 각각의 행정과들이 있어서 생각보다 문서가 많이 발생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일반적으로 군생활을 한 사람들은 공감되지 않겠지만 휴가를 나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휴가증을 들고나가니 그것만 해도 결국 문서가 필요하지 않은가. 지금도 휴가증을 종이로 주는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군 생활할 때는 그랬다.

아무튼 휴가증 얘기가 나온 건 군대도 결국 행정처리 등을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종이가 사용된다. 그리고 그 종이를 파쇄기로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어 감당할 수 있는 양이 모이면 소각장에서 종종 태우기도 한다. 나는 소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가 어쩌다 한번 소각하는 녀석이 일이 있어서 간부가 내가 대신하라고 한 적이 있다. 소각장에서 있는 건 딱히 불이 나지 않는 한 정말 여유로운 시간이다. 따로 누구와 같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혼자 옆에 양동이에 물 하나 떠 놓고 종이가 불에 탈 때까지 조금씩 넣어가며 그날 태울 수 있는 양을 태우는 것이다. 특별히 힘들어나 어렵거나 할 게 없다. 또한 날씨가 좋은 않을 때는 소각하지 않으니 딱 좋은 날씨에 소각을 하기 때문에 밖에 있어도 춥지도 덥지도 않고 또 약간 쌀쌀하다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어도 앞에 불이 있기 때문에 나름 괜찮다.

하지만 이렇게 여유롭고 한가하다 보니 일이 생겨버렸다. 등 뒤에 햇살은 따뜻하고 눈앞에 불도 따뜻하고 잔디는 적당히 잘 말라있어 앉아있기에 아주 좋은 날씨였다. 그래서 불 앞에 있다 보니 꾸벅꾸벅 졸았다가 등 뒤가 왠지 너무 따뜻한 것 같아서 눈을 떠보니 잔디에 불이 붙어 번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옆에 놓아둔 양동이의 물을 부어 끄려고 했으나 생각보다 불이 많이 번져서 양동이의 물을 다 쓴 뒤 뛰어 내려왔다. 그리고 후임들을 몇 명 불러서 같이 간신히 불을 껐다. 다행히 눈을 떠서 망정이지 따뜻함에 취해서 계속 졸고 있었다면 정말 크게 불이 번져서 사고가 났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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